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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 끄라통은 태국 음력 12월 보름달 저녁에 강물에 나뭇잎으로 만든 연등(끄라통)을 띄우며 소원을 비는 축제입니다.

 

 이날에 짜오프라야 강변의 절이나 끄라통을 띄울 수 있는 곳곳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 나무줄기로 만든 몸통에 꽃으로 장식을 하여 촛불이나 향을 붙여서 물에 띄우고 소원을 비는 태국인들을 쉽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끄라통 말고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을 담은 끄라통들도 매년 등장을 하곤 하죠. 올해에도 기발한 모양의 끄라통들이 출연을 했는데, 우선 정말 재미있었던 끄라통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번 군부 정권의 총리가 중국에서 들여오기로 했었던 잠수함 모양의 끄라통.

 바로 얼마 전 코로나로 어려운 와중에 수천억의 세금을 들여 태국 해군이 중국으로부터 사 오려고 했던 잠수함이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피폐해진 저소득층의 생활은 안중에도 없는 군부의 독단적 행동은 홍수까지 덮치면서 태국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었죠. 

 홍수 당시 잠수함 도입 추진을 풍자하는 다양항 합성 사진들이 많았는데, 홍수 피해를 당한 시민 옆으로 지나가는 잠수함 합성 사진이 기억이 나네요.

 이 잠수함 도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로이 끄라통 때 쓸 연등을 잠수함 모양으로 만든 대담하고 용감한 태국인이 있었습니다. 참 잘 만든 것 같네요. 잠수함에 붙은 번호는, 그 당시 논란이 많았던 태국 로또 당첨입니다. 6자리 숫자를 맞추어야 하는 태국 복권인데 잠수함 비리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져 있는 상태에서 복권 번호가 '99997'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숫자가 나와서 그것 역시나 조작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죠.

 

 두 번째는 태국 바트화 중 최고액권인 천 밧으로 만든 끄라통입니다.

 백 밧도 아닌 천 밧을 끼워 만든 연등. 전부 얼마가 들어갔을지 궁금해지네요. 실제로 띄워 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저 끄라통을 주은 사람은 정말 대박일 듯합니다.

 연등을 강물 위에 띄워 보내면서 모든 이들이 소원을 비는 행복한 축제이지만, 또 다른 이면에는 어두운 면이 보입니다. 모든 이들이 띄워 보낸 끄라통이 결국엔 어떤 이들에게는 쓰레기일 뿐이죠.

 강물에 띄워 보낸 끄라통도 결국 쓰레기가 되는지라 청소원들이 전부 다시 수거를 해서 처리를 해야 합니다.

 강물에 들어가서 까지 사용 후 버려진 끄라통들을 수거하는 장면을 보니 새삼 축제라는 게 어떤 이에게는 단순히 노동으로 보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태국의 전통 축제인 로이 끄라통.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바라며 많은 이들이 연등을 띄웠을 테니 어서 빨리 코로나 없는 정상 사회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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